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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년 가을 교회 뒷 뜰 잔디밭에 나뒹굴던 커다란 방아깨비들의 주검이 떠오릅니다. 계절이 바뀌며 초록색을 띠던 몸이 황갈색으로 변하고, 어딘가에 알을 낳은 방아깨비들이 하나 둘씩 죽어가던 모습들을 보며 종족 번식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으로만 생각했습니다. 십 년 이십 년을 사는 것도 아닌데, 아니 기껏해야 단 몇 달 사는 생명체인데,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 미련없이 죽어가는 곤충들의 일생을 지켜보는 마음이 참으로 아리했었습니다.
그런데 어제 낮 잔디밭을 이리 저리 거닐다가 작년 가을 죽어가던 방아깨비들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. 셀 수 없는 방아깨비 새끼들이 튀는 것을 보고 혹여 발에 밟힐새라 조심스럽게 발을 옮겨야만 했습니다. 이 수 많은 생명체들을 탄생시키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죽어갔던 방아깨비들의 죽음이 그렇게 숙연하게 마음깊이 와 닿을 줄은 몰랐습니다. 하나님이 정하신 자연법칙에 순응하며 죽어갔던 방아깨비들의 말없는 창조주에 대한 순종을 마음속 깊이 느끼는 하루였습니다.
성경에 "눈물로 씨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"리라는 말씀이 있습니다. 또한 "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"다는 말씀도 있습니다. 어느 말씀이든 희생 없이는 결실을 기대할 수 없다는 내용의 말씀입니다. 오늘 우리는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서 얼마나 자신을 희생하며 살았는가 생각해 봐야하겠습니다. 눈물과 희생이 없이는 그 어느 생명체도 탄생 시킬 수 없음을 알아 오늘도 눈물로 복음의 씨앗을 뿌려 봄이 어떻겠습니까? 2005/6/1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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