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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앙 칼럼

마음시린 기억

관리자 2016.05.03 12:03 조회 수 : 5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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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   우리 교회가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아 출석하게 된 가정이 있었습니다. 몇 년간 온 가족이 신앙생활을 잘 하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교회를 떠났습니다. 자녀들의 신앙생활과 장래를 염려하여 몇 차례 심방하였으나 그 때마다 반응이 냉담하였습니다. 여자 아이는 그런 대로 잘 자라 주었고,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까지 교회를 출석하였습니다. 그러나 다른 남자 아이는 그리 평탄하게 자라지를 못했습니다.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흘렀고, 까마득하니 그들의 모습이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.        

    추석 전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. 어느덧 나이 30가까이 되 가는 아이가 별안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습니다. 2년 전인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 되 버리고 말았습니다. 사인은 결핵에 합병증까지 겹쳐 졸지에 그리 됐노라 했습니다. 안타까운 마음에 몇 일을 마음 한구석이 퀭하니 뚫려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.

    오늘은 유난히도 가을 하늘이 시리도록 파아란 아침입니다. 처음 교회 문을 들어서던 솜털 뽀소송한 그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. 시편 기자가 짧은 인생을 피어났다 이내 사라져 버리는 아침 안개로 표현했던가요? 들의 꽃이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몇날 몇 일이나 그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겠습니까? 오늘 이 한 순간 바쁜 걸음 멈추고 당신의 기억 속에 잊혀져 가던 사람들이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봄이 어떻겠습니까? 당신의 그 작은 관심이 어쩌면 한 영혼을 살릴 수도 있습니다. 2004/10/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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